1. 내가 다닌 어린이집은 빈 도시락통을 가져가면 점심시간에 그 통을 식판 삼아 밥을 나눠줬다. 나는 아직도 그 선생이 왜 그리 신경질적이었는지 모른다. 어쨌든 나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가 모호하고 예절에 관한 교육이 미흡한 어린이였다. 부모님이 둘 다 일로 바쁘셔서 나에게 그런 기본적인 것을 가르쳐줄 어른이 없었다. 당시 다섯살쯤인 내가 밥통에서 밥을 꺼내주던 선생에게 한 손으로 도시락통을 건넨 게 그 선생의 자존심을 건드린 모양이다. "내가 니 친구야?"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. 갑자기 친구냐고 물어서... 어른에게 뭔가를 내밀 땐 두 손을 쓰라는 말을 그렇게 돌려서 싸우자는 말투로 말하다니... 그게 지금까지 기억에 또렷하다.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내가 어른에게 받은 제일 큰 상처였다. 나는 나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