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설소재잡담 6

여덟의 나이가 되기 이전까지

1. 내가 다닌 어린이집은 빈 도시락통을 가져가면 점심시간에 그 통을 식판 삼아 밥을 나눠줬다. 나는 아직도 그 선생이 왜 그리 신경질적이었는지 모른다. 어쨌든 나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가 모호하고 예절에 관한 교육이 미흡한 어린이였다. 부모님이 둘 다 일로 바쁘셔서 나에게 그런 기본적인 것을 가르쳐줄 어른이 없었다. 당시 다섯살쯤인 내가 밥통에서 밥을 꺼내주던 선생에게 한 손으로 도시락통을 건넨 게 그 선생의 자존심을 건드린 모양이다. "내가 니 친구야?"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. 갑자기 친구냐고 물어서... 어른에게 뭔가를 내밀 땐 두 손을 쓰라는 말을 그렇게 돌려서 싸우자는 말투로 말하다니... 그게 지금까지 기억에 또렷하다.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내가 어른에게 받은 제일 큰 상처였다. 나는 나..

소설소재잡담 2022.11.12

내 어린시절 우연히 들었던 믿지 못할 한 마디

요즘 부쩍 아무 이유 없이 우는 일이 많다.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흩뿌려지는 것을 가만히 듣다 보면 문득 스스로 수필이라도 쓰고 싶어진다. 이걸 뭐라더라. 전기? ㅎㅎ 나는 태어나기를 좀 허약하게 태어났다.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깨끗한 이불에서 일어나는 게 좀 힘들었다. 자다가 토를 해서 깨어난 적이 잦았다. 소화기관은 지금도 약해서 트름이나 방귀 냄새가 독하기도 하다. 그래서 엄마는 내가 학교가기 전에 항상 내 이불을 빨아주셨다. 엄마에게 나는 좀 특별한 딸이었다. 남아선호사상으로 나의 친가쪽에 서운해진 엄마는 언니와 달리 친가에 나를 보내지 않고 쭉 키우셨다. 나는 선천적으로 매우 조용한 아이였고, 옆집에서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아이가 없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말썽 없는 갓난쟁이..

소설소재잡담 2022.10.24